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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발명하여 사용한 것은 바빌로니아인들과 이집트인뿐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많은 사회에서도 수를 나타낼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었습니다. 지난 글에서 바빌로니아와 이집트의 숫자 체계를 살펴보았다면, 이번 글에서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사용한 숫자들의 체계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1. 그리스의 숫자(Greek Numerals) 읽어보기
고대 그리스인들은 두 가지의 방법을 이용해서 수를 나타내었습니다.
그 가운데 한 가지 방법은 기원전 500년 정도까지 사용하는 방법인데 숫자를 뜻하는 단어의 머리글자를 이용하여 작성했습니다. 예를 들어 5는 ‘pente(다섯)’의 첫 글자 Π(파이)로, 10은 ‘deka(열)’의 첫 글자 Δ(델타)로 표기했습니다.

예를 들어 2026은 다음과 같이 표기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쓰다가 보면 큰 숫자를 쓰다가보면 시간이 한참 걸리는 문제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리스인들은 이러한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다른 수체계를 생각해냈습니다. 이 방법은 현재에도 수학기호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그리스의 알파벳입니다.
몇가지만 예를 들자면
| 기호 | 값 | 읽기 |
|---|---|---|
| $$\alpha$$ | 1 | 알파 (Alpha) |
| $$\beta$$ | 2 | 베타 (Beta) |
| $$\gamma$$ | 3 | 감마 (Gamma) |
| $$\delta$$ | 4 | 델타 (Delta) |
| $$\iota$$ | 10 | 이오타 (Iota) |
| $$\kappa$$ | 20 | 카파 (Kappa) |
| $$\lambda$$ | 30 | 람다 (Lambda) |
| $$\rho$$ | 100 | 로 (Rho) |
예를들어 24를 표현하려면 $$ 20(\kappa) + 4(\delta) = \kappa\delta $$라고 표현했습니다. 고대 그리스어에는 현재에는 사용하지 않는 ‘스티그마(ϛ)’, ‘코파(ϟ)’, ‘삼피(ϡ)’ 같은 기호들도 숫자를 위해 사용이 되었다고 합니다. 첫번째 방법보다는 조금 더 쉬워지긴 했지만 숫자에 대응하는 알파벳을 모두 외워서 기억을 해야하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불편함이 느껴집니다.
현재는 그리스 알파벳이 숫자를 의미하기 보다는 수학의 다양한 기호로 활용이되고 있습니다.
2. 로마 숫자 (Roman Numerals) 읽기
고대의 로마인들은 글자를 사용해서 자신들만의 수 체계를 만들었습니다. 7가지의 기본 기호를 바탕으로 숫자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7가지 기본 기호
- I : 1
- V : 5
- X : 10
- L : 50
- C : 100
- D : 500
- M : 1,000

읽는 법의 2가지 황금률
로마 숫자를 읽을 때는 ‘위치’가 매우 중요합니다.
1) 더하기 법칙: 큰 숫자 뒤에 작은 숫자가 오면 뒤에 오는 숫자를 더해줍니다.
$$VI \rightarrow 5 + 1 = 6$$
$$XV \rightarrow 10 + 5 = 15$$
2) 빼기 법칙: 큰 숫자 앞에 작은 숫자가 오면 뺍니다.
$$IV \rightarrow 5 – 1 = 4$$
$$IX \rightarrow 10 – 1 = 9$$
$$XC \rightarrow 100 – 10 = 90$$
2026을 나타내려면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습니다.
$$ 2026 \rightarrow MMXXVI (2000 + 20 + 6)$$
로마숫자도 그리스 숫자와 마찬가지로 큰 수를 나타낼 때는 많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작고 간단한 수의 경우에는 로마숫자를 이용하여 나타내어도 큰 불편함이 없기 때문에 현재에도 여러 곳에서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3. 고대의 숫자가 가졌던 치명적인 불편함
지난글에서 살펴본 이집트의 상형문자와 그리스 숫자, 로마 숫자는 큰 수를 나타내기에 많이 불편하지만 공통적으로 가장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1) 자릿값을 알 수 없음
로마 숫자로 1888을 쓰려면 MDCCCLXXXVIII 처럼 길게 늘어적어야만 했습니다. 숫자가 커질수록 기록이 너무 복잡해진다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2) 연산이 불가능함
로마 숫자나 그리스 숫자, 이집트 숫자를 가지고서는 덧셈과 뺄셈이 불편하고, 곱셈이나 나눗셈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당시의 사람들은 계산을 위해 별도의 계산판을 이용하여 계산을 했다고 합니다.
3) 0의 부재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없음을 나타내는 숫자 0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로마의 숫자 체계에서는 0이라는 숫자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101을 나타내려면 100을 의미하는 C와 1을 의미하는 I를 붙여 CI로 적으면 되었습니다. 또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영이라는 개념 자체를 싫어했다고 해요. 왜냐하면 어떤 수든 아무것도 없는 수로 나누려고 할 때마다 계산이 꼬여버렸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당연히 사용하는 0이지만 이 시기에는 0의 부재로 인해, 지금 생각하기에는 불편한 수체계를 사용을 해야만 했습니다.
마치며
그리스와 로마의 숫자 체계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발명이었지만, 자릿값 개념의 부재, 연산의 어려움, 그리고 0의 부재라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한계는 결국 인류가 더 효율적인 숫자 체계를 찾아 나서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한 혁명적인 숫자 체계, 바로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아라비아 숫자(인도-아라비아 숫자)의 탄생과 발전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0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탄생했고, 자릿값 체계가 수학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는 흥미로운 여정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