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혹시 왜 1시간이 100분이 아니라 60분인지 궁금했던 적 있나요? 왜 원은 360도일까요? 이 질문의 답은 무려 5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살던 바빌로니아 사람들에게서 찾을 수 있습니다!
메소포타미아는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 사이 일대에 문명을 이룬 4대문명 가운데 한 곳입니다. 이 지역의 문명은 경제, 건축, 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었고, 그 가운데 당시의 수학은 현대까지도 여전히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1. 진흙판에 쓴 숫자: 두 개의 기호로 모든 수를 만들다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종이가 없었습니다. 대신 축축한 진흙판에 뾰족한 갈대를 꾹꾹 눌러 글자를 썼죠. 이렇게 쓴 글자가 쐐기(삼각형) 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쐐기 문자’라고 부릅니다.
신기하게도 숫자를 쓰는 기호는 딱 두 개만 있으면 모든 수를 표시할 수 있었습니다.

‘Y’ 모양은 1을 의미 했고, ‘<‘ 모양은 10을 의미했습니다. 개수가 늘어나면 다음 기호를 하나씩 늘려서 표기를 했습니다. 아래의 표를 살펴보면 어떻게 숫자들을 표기했는지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 표를 자세히 살펴보면 조금 의아한 점이 있으실겁니다. 바로 1과 60이 모양이 같은것을 볼 수 있습니다. “60이되면 다시 1과 모양이 같아진다고?”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바빌로니아인들의 천재성이 드러납니다. 60이 되면 새로운 칸으로 넘어가서 다시 Y 하나를 썼어요! 마치 우리가 9 다음에 10을 쓰면서 새 자리를 만드는 것처럼요. 이걸 ‘위치 기수법‘ 또는 ‘자릿값 체계’라고 하는데, 바빌로니아가 세계 최초로 이 방법을 쓴 나라 중 하나랍니다.
60이 되면 한자리를 올려서 계산하는 방법을 60진법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82는 60 + 22이므로 다음 그림과 같은 방법으로 나타내었습니다.

자릿수를 한자리 더 늘리면 7581처럼 더 큰 수도 나타낼 수 있었습니다.

2. 왜 하필 60일까? 피자 나눠먹기의 비밀!
그렇다면 왜 하필 60이었을까요? 그 비밀은 60이라는 숫자에 비밀이 숨어있습니다. 60이 갖고 있는 장점이 무엇인지 아래의 사례를 통해 살펴봅시다.
만약 친구들과 함께 피자 10조각을 똑같이 나눠먹는다고 상상해봅시다. 피자가 10조각이 있다면 정확하게 나눠 떨어지도록 먹기 위해서는 사람의 수에 따라 애매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3명이나 6명이서 나눌 경우 정확하게 나누어 떨어지지 않아 애매할 수 있거든요.
- 2명이서: 5조각씩 ✓
- 3명이서: 3.333…조각씩 ✗ (애매해요!)
- 4명이서: 2.5조각씩 ✗
- 5명이서: 2조각씩 ✓
- 6명이서: 1.6666…조각씩 ✗ (애매해요!)
하지만 피자가 60조각이라면 나머지 없이 나누어 떨어지기 때문에 보다 편리한 계산이 가능합니다.
- 2명이서: 30조각씩 ✓
- 3명이서: 20조각씩 ✓
- 4명이서: 15조각씩 ✓
- 5명이서: 12조각씩 ✓
- 6명이서: 10조각씩 ✓
그 이유는 바로 약수의 개수의 차이 때문입니다. 10과 60의 약수의 개수를 비교해볼까요?
| 숫자 | 약수 개수 | 약수들 |
|---|---|---|
| 10 | 4개 | 1, 2, 5, 10 |
| 60 | 12개 | 1, 2, 3, 4, 5, 6, 10, 12, 15, 20, 30, 60 |
10을 나누어 떨어지게 하는 수는 4개인데 반해, 60을 나누어 떨어지게 하는 수는 12개로 3배나 많습니다. 바빌로니아 시대에는 지금처럼 계산기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상인들이 곡식이나 물건을 나눠 팔 때, 소수점이 나오면 계산이 너무 복잡했을겁니다. 하지만 60은 나누어떨어지게 하는 수가 많기 때문에 보다 쉽게 계산을 할 수 있었습니다.
3. 5000년 전 바빌로니아가 만든 것들, 지금도 쓰고 있습니다.
1) 시간
혹시 시계를 보면서 한시간은 왜 60분이고, 1분은 60초인지 궁금하게 생각해본적이 있나요? 왜 100분이 아니라 60분일까요? 바로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60진법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시간을 60분으로 나눠놓으니까 조금 더 편하게 시간을 나눌 수 있습니다.
- 30분 = 정확히 반
- 20분 = 정확히 3분의 1
- 15분 = 정확히 4분의 1
“3시 20분에 만나자”라고 하면, 1시간의 3분의 1이 지난 시간이라는 뜻이 되는 거죠. 시간은 60진법이기 때문에 계산이 쉬워요!
2) 각도
원 한 바퀴는 왜 360도일까요?
당시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1년의 길이가 약 360일이 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는 365.24일이지만요.) 그들은 태양이 하늘을 한 바퀴 도는 동안 매일 조금씩 이동한다고 생각했고, 이를 각도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동시에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원을 6등분하면 예쁜 정삼각형 6개가 생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60진법을 사용하던 그들은 각 삼각형의 한 각을 60도로 정했습니다.

- 정삼각형 1개의 각 = 60도
- 정삼각형 6개 = 60도 × 6 = 360도
이렇게 해서 원의 한 바퀴를 나타내는 각도가 360도가 되었고, 이는 현대 수학에서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각도도 60진법의 영향으로 각을 나누기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원 전체(360도)를 반으로 나누면? 180도 (반원), 360도를 4등분하면? 90도 (직각), 360도를 6등분하면? 60도 (정삼각형의 한 각)
모두 깔끔하게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도 60진법의 마법입니다!
마무리
1) 바빌로니아는 Y와 < 두 기호만으로 모든 숫자를 표현했습니다
2) 60은 약수가 12개나 되는 ‘나눔의 천재’ 숫자입니다
3) 시계의 60분, 60초는 5000년 전부터 내려온 전통입니다
4) 각도기의 360도도 60진법에서 나왔습니다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10진법(손가락 10개!)을 주로 사용하지만, 시간과 각도만큼은 아직도 60진법을 쓰고 있습니다. 무려 5000년이 지났는데도 말이죠! 왜 바뀌지 않았을까요? 그만큼 60이라는 숫자가 주는 편리함이 특별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명이 나눠 쓰기에, 시간을 쪼개기에, 각도를 재기에 60은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다음에 시계를 볼 때, 각도기를 쓸 때, 잠깐 생각해보세요. “아, 이건 5000년 전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남긴 선물이구나!”
수학은 이렇게 오래된 지혜와 현대가 만나는 아름다운 다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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