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츠의 추측: 87년째 답이 없는 초등학교 수준의 수학 문제,

안녕하세요?

오늘은 수학 역사상 가장 ‘지독한’ 함정이라고 불리는 문제를 하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아주 단순한 계산 게임 같은데, 알고 보면 전 세계의 천재 수학자들이 수십 년 동안 매달려도 풀지 못한 무시무시한 녀석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콜라츠의 추측(Collatz Conjecture)’입니다. 이 수수께끼는 숫자들이 구름 위로 솟구쳤다 바닥으로 떨어지기를 반복한다고 해서 ‘우박수(Hailstone numbers)’라는 멋진 별명도 가지고 있습니다. 자, 함께 이 숫자의 롤러코스터에 올라타 볼까요?


1. 콜라츠의 추측

1937년 독일의 수학자 로타르 콜라츠(Lothar Collatz)에 의해 처음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규칙은 딱 두 가지뿐입니다. 여러분도 종이와 연필만 있다면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1. 아무 자연수나 하나 고릅니다. (예: 1, 5, 12, 100 등)
  2. 그 숫자가 짝수라면? 2로 나눕니다.
  3. 그 숫자가 홀수라면? 3을 곱하고 1을 더합니다. (3n + 1)
  4. 나온 숫자를 가지고 다시 2번이나 3번 규칙을 무한히 반복합니다.

콜라츠의 주장은 아주 간단합니다.

“세상의 그 어떤 숫자로 시작하더라도,

결국 마지막에는 1이 되어 멈출 것이다!”


2. 숫자의 롤러코스터, 직접 타볼까요?

정말 모든 숫자가 결국 1이 되는지 우리 탐정단이 직접 확인해 보겠습니다.

  • 가장 쉬운 ‘6’으로 시작해 볼까요?
    • 6은 짝수니까 ÷23\div2 \to 3
    • 3은 홀수니까 ×3+110\times 3 + 1 \to 10
    • 10은 짝수니까 ÷25\div 2 \to 5
    • 5는 홀수니까 ×3+116\times 3 + 1 \to 16
    • 16은 짝수니까 ÷28\div 2 \to 8
    • 8은 짝수니까 ÷24\div 2 \to 4
    • 4는 짝수니까 ÷22\div 2 \to 2
    • 2는 짝수니까 ÷21\div 2 \to 1 (도착!)

겨우 8번 만에 1에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쉽죠?

그럼 조금 더 까다로운 ’11’을 불러오겠습니다.

  • 113417522613402010516842111 \to 34 \to 17 \to 52 \to 26 \to 13 \to 40 \to 20 \to 10 \to 5 \to 16 \to 8 \to 4 \to 2 \to 1 (도착!)

어떤가요? 숫자가 커졌다가 작아졌다가를 반복하며 결국 1이라는 수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에 도착하면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요?

14211 \to 4 \to 2 \to 1 \dots

이렇게 무한히 뱅글뱅글 돌게 된답니다.


3. 왜 ‘수학 괴물’이라고 부를까요?

이 문제는 초등학생도 5분이면 규칙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왜 수많은 수학자가 이 문제를 보며 “이건 인류가 풀 준비가 안 된 문제다!”라고 혀를 내두를까요?

  1.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 어떤 숫자는 금방 1이 되지만, 어떤 숫자는 수천 번을 오르내리며 엄청나게 커졌다가 뒤늦게 1로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27’로 시작하면 무려 111단계를 거쳐야 하고, 중간에 숫자가 9,232까지 치솟기도 합니다.
  2. 끝이 없는 숫자들: 수학자들은 슈퍼컴퓨터를 사용해 2의 68제곱(무려 0이 20개나 붙는 엄청난 수)까지 모든 숫자를 다 확인해 보았습니다. 지금까지 확인한 모든 숫자는 1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수학에서는 단 하나의 예외라도 있으면 안 됩니다. 우주 저 너머에 1로 가지 않고 무한히 커지거나, 자기들끼리 뱅글뱅글 도는 다른 루프가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3. 패턴이 보이지 않음: 숫자가 커질 때와 작아질 때 사이의 명확한 규칙성을 아직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4. 만약 1로 가지 않는 숫자가 있다면?

만약 이 추측이 틀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마 1에 도착하지 않는 ‘반례’이 어딘가에 숨어있을 것입니다. 수학자들은 그 수가 두 가지 모습 중 하나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1이 아닌 다른 숫자로 돌아오는 ‘비밀 순환 고리(루프)’에 빠지는 경우입니다.

수학자들이 이 ‘비밀 고리’가 진짜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 규칙을 아주 살짝만 바꿔보았습니다. 홀수일 때 ‘1을 더하는(3n+1)’ 대신 ‘1을 빼는(3n-1)’ 규칙으로 계산해 본 것이죠. 그랬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 5의 고리: 51472010𝟓5 \to 14 \to 7 \to 20 \to 10 \to \mathbf{5} (다시 5로 돌아왔습니다!)
  • 17의 고리: 17502534𝟏𝟕17 \to 50 \to 25 \to \dots \to 34 \to \mathbf{17} (한참을 돌아서 다시 17로 돌아옵니다!)

3n-1 규칙에서는 1억까지의 숫자를 조사해 봐도 이 두 가지 고리 외에는 다른 예외가 없었다고 합니다. 규칙을 아주 조금만 바꿨을 뿐인데 1로 가지 않는 숫자들이 실제로 나타난 것이죠.

두 번째는 숫자가 1로 떨어지지 않고 ‘무한히 커지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무한히 커지는 숫자’는 더 찾기가 어렵습니다. 컴퓨터로 아무리 계산해 봐도 숫자가 커지다가 결국에는 1로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학자들은 “지금까지 다 1이 되었다고 해서, 앞으로 나올 엄청나게 큰 숫자들도 모두 1이 될 거라고 100%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이 문제가 얼마나 유명한지, 전설적인 수학자 폴 에르되시는 이 문제를 푸는 사람에게 상금을 내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나중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학은 아직 이런 문제를 풀 정도로 성숙하지 않았다.”

현대판 ‘골드바흐의 추측’만큼이나 지독한 이 문제는, 컴퓨터 공학이나 암호학 연구와도 관련이 있어 수학자들에게는 여전히 가장 매력적인 ‘정복하고 싶은 산’ 중 하나입니다.


5. 그래서, 이 문제는 언제 풀릴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무도 모릅니다.

2019년, 필즈상 수상자인 테렌스 타오(Terence Tao)가 콜라츠 추측에 관한 획기적인 논문을 발표하며 전 세계 수학계를 흥분시켰습니다. 그는 “거의 모든 수가 결국 1에 가까워진다”는 것을 증명했지만, ‘모든 수’가 정확히 1이 된다는 것까지는 아직 한 발짝이 남아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수학자 중 한 명이 전력을 다해 달려들었는데도, 결승선은 여전히 안개 속에 있는 것이죠.

어쩌면 이 문제의 진짜 매력은 바로 거기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규칙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합니다. 하지만 그 단순함 뒤에는, 인간의 논리가 아직 발을 디디지 못한 광활한 수의 세계가 펼쳐져 있습니다. 콜라츠 추측은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너희가 수학을 안다고 생각하지? 아직 멀었어.”

혹시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종이에 숫자를 하나 적어보고 싶은 충동이 드셨나요? 그렇다면 이미 수십 년 전 콜라츠와 에르되시, 그리고 수많은 수학자들이 느꼈던 그 설레임과 같은 감정을 여러분도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자, 오늘 밤 잠들기 전에 아무 숫자나 하나 골라보세요. 그리고 규칙대로 계산을 시작해 보세요. 언젠가 그 끝에서 1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아마도요.


“수학에서 가장 위험한 문제는 어려워 보이는 문제가 아니라, 쉬워 보이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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