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수를 만드는 2가지 방법: 지수법과 커누스 표기법 [큰 수 시리즈3]

큰 수를 계속 만드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수 뒤에 0을 계속 붙여나가기만 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수가 커지면 커질수록 그 수를 종이에 적는 것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구골플렉스(101010010^{10^{100}})를 숫자로 적으려면 1 뒤에 0을 우주를 채울 만큼 적어야 합니다. 연필심이 다 닳아 없어져도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수학자들은 고민했습니다:

“더 쉽고 빠르게 거대한 수를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오늘은 큰 수를 더 쉽고 간단하게 나타내는 몇 가지 방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 지수법: “0을 세지 말고 숫자로 적자!”

10,000,000,000

이 수는 얼마 일까요?

영어로 나타낸다면 쉼표 덕분에 10 Billion이라고 쉽게 말할 수지만 만배씩 증가하는 동양권의 수읽기 방법으로 읽는다면 대부분 뒤에서부터 자릿수를 하나하나 세거나 쉼표의 개수를 보고 0의 개수를 생각한 후 수를 생각하는 방법을 사용하곤 합니다.

수 사이의 쉼표가 있다면 조금이라도 쉽게 읽을 수 있겠지만 만약 쉼표가 없이

” 1000000000000000은 몇일까요? “라고 묻는다면 시간이 훨씬 더 많이 걸리겠지요?

해결 방법: 지수법의 등장!

10n10^n = 1 뒤에 0이 n개

예를 들어:

  • 10110^1 = 10 (0이 1개)
  • 10210^2= 100 (0이 2개)
  • 10310^3= 1,000 (0이 3개)
  • 101010^{10} = 10,000,000,000 (0이 10개)

훨씬 간단하게 수를 읽을수도 있고, 0을 하나하나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쓰기도 편한 장점이 있습니다.

지수법을 활용한 표기는 실생활에서 큰 수를 나타낼 때 많이 활용을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인구를 수로 나타내려고 한다면 약 50,000,000명 이렇게 쓸 수도 있지만 지수법을 이용해 수를 나타낸다면 약 5×1075 \times 10^7명으로 간단하게 나타낼 수 있습니다.

또는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와 같은 우주 단위에서의 거리를 나타낼 때도 많이 사용을 합니다.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는 약 147,000,000km입니다. 이 수를 지수법으로 나타낸다면 약 1.47×1081.47 \times 10^8km로 간단하게 나타낼 수 있습니다.

많은 양을 나타낼 때도 지수법을 활용합니다.

우주의 모든 원자의 수는 약 108010^{80}개라고 합니다. 만약 일반 숫자로 쓴다면 1 뒤에 0을 80개 써야 합니다. 쓰기도, 읽기도 너무 불편하겠지요.

지수법의 한계

지수법이 큰 수를 나타내는데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더욱 더 큰 수를 나타내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골플렉스(Googolplex)라는 수를 지수법으로 나타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구골 플렉스는 1뒤에 0이 구골(1010010^{100})개 있는 수입니다. 그럼 10위에 지수로 구골만큼 적어야할까요?

하지만 이 방법은 지수 위에 지수를 쌓는 방법으로 조금 더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구골 플렉스를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어요.

구골플렉스=10구골=1010100\text{구골플렉스} = 10^{\text{구골}} = 10^{10^{100}}

지수가 여러 층으로 쌓여 있을 때 계산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바로 ‘맨 위층부터 아래로’ 차례대로 내려오며 계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322^{3^2}이라는 숫자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1. 1단계: 가장 먼저 맨 위에 있는 지수들인 323^2을 계산합니다. 3×3=93 \times 3 = 9가 됩니다.
  2. 2단계: 이제 아래에 있던 숫자 2와 방금 구한 9를 합쳐서 292^9를 계산하면 됩니다.

만약 아래서부터 계산하거나 지수끼리 미리 곱해버리면 전혀 다른 숫자가 나오기 때문에, 반드시 지붕(위)에서부터 바닥(아래)으로 내려와야 한다는 약속을 기억해야 합니다.

지수탑을 쌓으면 큰 수를 조금 더 쉽게 나타낼 수 있겠지만 만약 구골플렉스를 넘어서는 큰수를 만들기 위해서 지수탑을 계속 쌓아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지수탑을 쌓는 다면 101010101010^{10^{10^{10^{10}}}}처럼 쌓을 수도 있을거에요. 하지만 지수탑을 높이 쌓으면 쌓을수록 0을 계속해서 적어나가는 방법처럼 읽기도 표기하기도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2. 커누스 윗화살표 표기법: “숫자 로켓 발사!”

1976년, 컴퓨터 과학자 도널드 커누스가 천재적인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바로 화살표(↑)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화살표 1개: 거듭제곱

ab=aba↑b = a^b

예시:

  • 32=32=3×3=93 \uparrow 2 = 3^2 = 3 \times 3 = 9
  • 33=33=3×3×3=273 \uparrow 3 = 3^3 = 3 \times 3 \times 3 = 27
  • 106=106=1,000,00010 \uparrow 6 = 10^6 = 1,000,000

화살표 1개는 그냥 우리가 아는 거듭 제곱입니다. 별로 특별할 게 없네요?

자, 이제부터 진짜 마법이 시작됩니다!

화살표 2개: 테트레이션

aba \uparrow\uparrow b = a를 b층 높이로 쌓은 지수 탑

무슨 말인지 예시로 볼까요?

333 \uparrow\uparrow 3 은 무엇일까요?

이것은 3을 3층 높이로 쌓는다는 뜻입니다:

33=3333 \uparrow\uparrow 3 = 3^{3^3}

가장 위층부터 계산합니다:

  1. 제일 위 두 개를 먼저 계산합니다: 33=273^3 = 27
  2. 그 결과를 아래층과 합하여 계산합니다: 327=7,625,597,484,9873^{27} = 7,625,597,484,987327 (3을 27번 곱한 수)

7조 6천억입니다! 화살표만 하나 더 늘렸을 뿐인데 조가 넘어가는 수가 나왔습니다!

좀 더 큰 예시를 볼까요?

34=33333 \uparrow\uparrow 4 = 3^{3^{3^3}}

이건 3을 4층으로 쌓는 것입니다

계산하면:

  1. 맨 위 두 개를 계산합니다. : 33=273^3 = 27
  2. 다음 아래를 계산합니다. : 327=7,625,597,484,9873^{27} = 7,625,597,484,987327
  3. 마지막: 37,625,597,484,9873^{7,625,597,484,987} = ??? (3을 약 7조 6천억번을 곱하는 업청나게 큰 수 입니다.)

이 숫자는 자릿수만 해도 3조 개가 넘는 어마어마한 수입니다!

화살표 3개: 펜테이션

aba \uparrow\uparrow\uparrow b = 화살표 2개 연산을 b번 반복

333 \uparrow\uparrow\uparrow 3를 계산해봅시다.

이것은 3(33)3 \uparrow\uparrow (3 \uparrow\uparrow 3)과 같습니다.

  1. 먼저 괄호 안을 계산합니다: 33=333=327=7,625,597,484,9873 \uparrow\uparrow 3 = 3^{3^3} = 3^{27} = 7,625,597,484,987
  2. 그럼 이제 테트레이션 연산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수를 계산하면 됩니다.: 37,625,597,484,9873 \uparrow\uparrow 7,625,597,484,987

이게 무슨 뜻일까요? 3을 7조 6천억 층 높이로 쌓는다는 뜻입니다!

이 탑의 높이만 해도 우주의 나이보다 큰 숫자입니다! 그리고 그 탑을 계산한 결과는

상상조차 불가능합니다.

우주에 있는 모든 입자에 숫자를 하나씩 적어도, 이 숫자의 자릿수조차 다 적을 수 없습니다.

화살표는 계속 늘어납니다

커누스 표기법의 진짜 힘은 화살표를 무한히 늘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 333 \uparrow\uparrow\uparrow\uparrow 3 (화살표 4개)
  • 333 \uparrow\uparrow\uparrow\uparrow\uparrow 3 (화살표 5개)
  • 310033 \uparrow^{100} 3 (화살표 100개!)

화살표 한 개가 늘어날 때마다 숫자는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커집니다.


3. 실제로 이렇게 큰 수를 어디에 쓰나요?

일상생활이나 학문연구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수들은 지수표기법 안에서 대부분 표기가 가능합니다.

대표적으로 큰 수를 나타낼 때 사용하 분야로는 천문학이나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조합론이 있습니다.

1. 천문학 (우주 연구)

  • 빛의 속도: 9.46×10129.46 \times 10^{12}km
  • 우리 은하의 지름을 10만 광년이라고 했을 때: 9.46×10179.46 \times 10^{17}km
  • 지수법으로 천문학적인 거리를 간다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2. 조합론 (경우의 수 계산)

  • 체스 게임 가능한 경우의 수: 약 1012010^{120}(Shannon number)
  • 바둑 게임 가능한 경우의 수: 약 2.08×101702.08 \times 10^{170}

4. 큰수를 찾아가는 순수한 즐거움: 구골로지(Googology)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것입니다.

“그냥 재미있으니까!”

큰 수를 만들고, 그 수에 이름을 붙이며 그 크기를 비교하는 것을 유희처럼 즐기는 학문이나 활동을 ‘구골학(Googology)’이라고 부릅니다.

이 용어는 우리가 앞서 다루었던 ‘구골(Googol)’이라는 단어에 학문을 뜻하는 접미사 ‘-logy’를 붙여 만든 신조어입니다. 단순히 큰 숫자를 적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학적 원리를 이용해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거대한 수의 세계를 탐험하는 일종의 ‘수학적 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학자들은 이런 질문을 사랑합니다. 실용적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인간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확장하는 것 자체가 가치 있으니까요!

1) 새로운 이름을 짓는 즐거움입니다

구골학자들은 구골이나 무량대수보다 훨씬 더 큰 숫자를 만들어내고, 그 수에 자신만의 독특한 이름을 붙입니다. 예를 들어 ‘구골플렉스’보다 훨씬 큰 숫자에 ‘구골플렉시안’이나 ‘구골플렉시볼’ 같은 이름을 붙여 나가는 식입니다. 이는 마치 새로운 별을 발견하고 이름을 붙이는 천문학자들의 활동과도 비슷합니다.

2)강력한 계산법(표기법)을 발명합니다

숫자가 너무 커지면 단순히 0을 붙이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구골학자들은 숫자를 폭발적으로 키울 수 있는 새로운 규칙을 만듭니다.

  • 커누스의 윗화살표 표기법: 거듭제곱을 반복하여 숫자를 순식간에 키우는 방법입니다.
  • 스테인하우스-모저 표기법: 다각형 안에 숫자를 넣어 크기를 나타내는 독특한 방식입니다.

3) ‘가장 큰 수’를 향한 끝없는 경쟁입니다

구골학 커뮤니티에서는 누가 더 논리적으로 완벽하면서도 압도적으로 큰 수를 정의하는지 겨루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수학의 또 다른 발전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유명한 큰 수로는 다음과 같은 수들이 있습니다.

  • 그레이엄 수(Graham’s Number): 한때 기네스북에 올랐던 가장 큰 수입니다.
  • TREE(3): 그레이엄 수조차 한낱 먼지처럼 보이게 만드는 거대한 수입니다.
  • 라요 수(Rayo’s Number): 현재 구골학계에서 정의된 가장 큰 수 중 하나로 꼽히며, 그 크기는 인간의 언어로 설명하기조차 힘든 수준입니다.


5. 마무리

오늘 우리는 거대한 수를 표현하는 두 가지 마법 같은 도구를 배웠습니다.

지수법(10n10^n)은 0을 하나하나 세지 않고도 큰 수를 간단하게 쓸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우주의 원자 개수(108010^{80})도, 구골(1010010^{100})도 이제 쉽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죠.

커누스 윗화살표 표기법은 한 단계 더 나아갔습니다. 화살표 하나(\uparrow)가 늘어날 때마다 숫자는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커졌습니다. 화살표 2개면 지수 탑을, 화살표 3개면 우주를 넘어서는 숫자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큰 수를 향한 사람들의 상상력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다음 편에서 또 다른 큰 수들을 함께 탐험해 봅시다!

“큰 수를 만드는 2가지 방법: 지수법과 커누스 표기법 [큰 수 시리즈3]”에 대한 1개의 생각

  1. 핑백: 큰 수 만들기: 구골 가족을 소개합니다[큰 수 시리즈4] - 놀이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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