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오미노(Polyomino)_[보드게임으로 배우는 수학3]

도형의 모양을 활용하여 만든 게임들이 참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도미노’, ‘테트리스’, ‘블로커스’, ‘우봉고’와 같은 게임들이 있습니다.

보드게임 ‘블로커스’를 플레이하거나 추억의 오락실 게임 ‘테트리스’를 하다 보면, 네모 반듯한 블록들이 만들어내는 묘한 매력에 빠져들게 됩니다. 모양도 다르고 크기도 다르지만, 이 블록들 사이에는 재미있는 수학이 숨어있습니다.

바로 ‘폴리오미노(Polyomino)’라는 수학의 한 분야입니다.

단순한 장난감 블록처럼 보이지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품고있는 ‘폴리오미노’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1. 폴리오미노란?

크기가 같은 여러 개의 정사각형을 서로 변과 변이 완전히 맞닿도록 이어 붙여 만든 평면 도형을 의미합니다.

1) 폴리오미노는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폴리오미노라는 이름이 역사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53년, 미국의 천재 수학자 솔로몬 골롬(Solomon W. Golomb)에 의해서였습니다. 당시 하버드 대학교 학생이었던 그는 수학 동아리 강연에서 크기가 같은 정사각형을 변끼리 이어 붙인 새로운 도형의 개념을 발표하며 이를 ‘폴리오미노’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이름의 유래도 아주 재미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숫자 게임인 ‘도미노(Domino)’에서 영감을 받았거든요.

도미노가 정사각형 2개(Di-)를 붙여 만든 것이니, 3개는 트리오미노(Tri-), 4개는 테트로미노(Tetro-), 5개는 펜토미노(Pento-)라 부르고, 이를 통틀어 ‘여러 개’를 뜻하는 접두사 폴리(Poly-)를 붙여 폴리오미노(Polyomino)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유명한 수학 칼럼니스트 마틴 가드너(Martin Gardner)가 과학 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이 펜토미노 퍼즐을 소개하면서 대중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2) 폴리오미노를 만드는 규칙

폴리오미노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사각형끼리 꼭짓점만 닿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하나의 변을 완전히 공유하며 붙어야 합니다. 또 도형을 회전하거나 뒤집어서 겹쳐질 수 있는 모양은 같은 조각으로 취급합니다.

(회전하거나 뒤집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면 개수가 훨씬 늘어납니다.)

3) 폴리오미노의 종류

폴리오미노는 사용한 정사각형의 개수에 따라 이름이 다르게 불려집니다.

정사각형 하나를 이용해서 만든 폴리오미노는 하나를 의미하는 Mono- 접두사를 이용하여 모노미노라고 부릅니다. 정사각형 2개를 이용해서 만든 도형은 도미노(Do-mino)라고 합니다. 모노미노와 도미노는 단 종류밖에 없습니다.

폴리오미노의 종류_모노미노, 도미노
폴리오미노의 종류_트로미노, 테트라미노

흔히 테트리스 게임에서 사용하는 블록은 테트라미노를 활용하여 만든 블록입니다. 테트리스에서는 대칭(뒤집기)에 의한 블록이 추가가 되기 때문에 총 7종류의 블록으로 게임이 진행됩니다.

폴리오미노의 종류_펜토미노

펜토미노는 정사각형 다섯개로 만든 도형이며 총 12개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정사각형의 개수가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폴리오미노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름정사각형 개수폴리오미노 수
모노미노11
도미노21
트로미노32
테트로미노44
펜토미노512
헥소미노635
헵토미노7108
옥토미노8369
노노미노91,285
데코미노104,655
운데코미노1117,073
도데코미노1263,600
트리데코미노13238,591

3. 아직은 모르는 것이 더 많은 ‘폴리오미노’의 세계

정사각형이 1개일 때는 1가지 모양, 2개일 때도 1가지, 3개일 때는 2가지, 4개일 때는 5가지, 5개일 때는 12가지로 모양이 늘어납니다.

정사각형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점차 수가 무서울 정도로 늘어납니다.

6개(헥소미노)가 되면 35가지, 7개(헵토미노)가 되면 무려 108가지로 늘어납니다. 정사각형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거의 3배씩 폭증하는 셈이죠.

또 재미있는 건 7개짜리부터는 도형 가운데에 구멍이 뻥 뚫린 모양도 등장합니다.

그렇다면 정사각형이 100개일 때는 모양이 몇 가지나 될까요?

놀랍게도 현대 수학은 아직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완벽한 공식’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이것을 수학계에서는 ‘폴리오미노 열거 문제(Enumeration problem)’라고 부릅니다.

도형의 개수가 늘어날 때마다 가지 뻗어나가는 방향이 불규칙하고, 돌리거나 뒤집었을 때 겹치는 모양(대칭성)을 정확히 빼주는 일정한 패턴이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수학자들과 컴퓨터 공학자들은 공식을 찾는 대신 슈퍼컴퓨터를 동원해 경우의 수를 직접 세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자유 폴리오미노 (회전·뒤집기 포함 동일시)는 59개의 정사각형으로 이루어진 폴리오미노까지 모두 찾았다고 합니다. (2025년 시라카와 토시히로의 연구) 자유 폴리오미노의 경우 회전과 뒤집기를 모두 동일하다는 조건을 충족시켜야하기 때문에 계산하기가 훨씬 복잡하다고 합니다.
대신 방향을 모두 다르게 취급하는 고정 폴리오미노의 경우에는 70개의 정사각형으로 이루어진 폴리오미노까지 연구가 되었다고 합니다. (2024년 길 바레케트와 길 벤샤하르의 연구)

머릿 속으로 70개를 이어붙인 폴리오미노를 상상하니 도저히 컴퓨터의 도움없이 인간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세는 게 불가능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블록 몇 개를 이어 붙이는 단순한 원리가, 인류 최고의 컴퓨터로도 쉽게 풀지 못하는 수학적 난제가 숨어있다는 사실이 신기합니다.

4. 블로커스 보드게임 안의 폴리오미노

지난 글에서 소개했던 블로커스 보드게임안에는 폴리오미노가 숨어있습니다.

블로커스 안에는 색깔별로 21개의 블록이 들어있습니다. 모노미노부터 펜토미노까지 모든 종류가 다 들어있는데 실제로 더해보면

모노미노 1가지 + 도미노 1가지 + 트리오미노 2가지 + 테트로미노 5가지 + 펜토미노 12가지

1+1+2+5+12=21, 정확히 21이 됩니다!

즉, 블로커스 한 세트는 정사각형 1개부터 5개까지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폴리오미노’를 딱 하나씩 빠짐없이 모아두었습니다.

블로커스 조각 이미지

5. 마무리

작은 정사각형 한 개에서 시작된 폴리오미노는 테트리스라는 전설적인 게임을 탄생시켰고, 아직도 완벽한 공식이 발견되지 않은 신비로운 수학 연구의 대상입니다.

그저 “재미있는 게임이네” 하고 지나갈 수도 있지만, 이 블록들에 얽힌 흥미로운 기원과 수학적 비밀을 알고 나면 식탁 위에서 즐기는 보드게임 시간이 훨씬 더 풍성해질 것입니다.

다른 글로 또 찾아뵐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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