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해드릴 보드게임은 2003년 멘사 셀렉트(Mensa Select) 수상작이자, 전 세계적으로 ‘공간지각력 보드게임’의 대명사로 불리는 블로커스(Blokus)입니다.
알록달록하고 투명한 블록들로 보드판을 채워가며 나만의 영토를 넓혀가는 재미가 일품인 게임인데요, 규칙은 단순해서 처음 접하는 아이도 금방 배우지만 그 안에 숨은 전략은 어른도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들 만큼 깊습니다.
아이와 함께 즐기는 방법은 물론, 이 게임 속에 숨어 있는 재미있는 수학적 비밀까지 하나씩 자세히 안내해 드릴게요!

목차
1. 알록달록 영롱한 블로커스의 구성품
블로커스 상자를 열면 투명하고 예쁜 블록들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구성은 아주 직관적이고 간단합니다.
- 게임 보드판: 가로 20칸 × 세로 20칸(총 400칸)으로 이루어진 넓은 회색 판 1개
- 투명 블록 (총 84개): 빨강, 파랑, 초록, 노랑 4가지 색상의 블록이 각각 21개씩

각 색상의 블록 21개는 모두 모양이 다릅니다.
정사각형 1개짜리 아주 작은 블록부터 5개가 뭉쳐진 복잡한 모양의 블록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있습니다. 이 블럭들을 ‘폴리오미노’라고 합니다. 폴리오미노와 관련한 이야기는 글의 뒷부분에 좀 더 자세히 나눠볼게요.
블로커스는 2~4명이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한 판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0~30분 정도입니다. 공식 권장 연령은 7세 이상입니다. 혹시 그보다 어리거나 조금 어려워한다면 조각 수를 줄이고 규칙을 더 쉽게 만든 ‘블로커스 주니어(Blokus Junior)’로 먼저 시작해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2. 게임 방법
블로커스의 목표는 아주 명확합니다. 바로 ‘내 색깔의 블록을 보드판 위에 최대한 많이 올려놓는 것’입니다.
🎲 기본 진행 방법
각자 원하는 색상을 하나씩 고르고, 해당 색상의 블록 21개를 가져옵니다.

순서를 정한 뒤, 돌아가며 보드판에 블록을 하나씩 내려놓습니다.

첫 번째 블록은 반드시 보드판의 ‘네 모서리(구석)’ 중 한 곳을 덮으면서 시작해야 합니다.

⚠️ 블록을 놓을 때 가장 중요한 규칙!
블록을 놓을 때 단 하나의 규칙이 있습니다.
바로 내 블록끼리는 꼭짓점만 닿아야 하고, 변(선)이 닿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 가능한 배치: 새로 내려놓는 내 블록은 이미 놓여 있는 내 블록과 모서리(꼭짓점)만 살짝 맞닿게 연결해야 합니다.
- 불가능한 배치: 내 블록끼리 넓은 면(변)이 나란히 맞닿도록 놓을 수는 없습니다.
- 상대방 블록과의 관계: 내 블록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블록’과는 변이 닿든 꼭짓점이 닿든 아무 상관 없습니다. 바싹 붙여서 놓아도 되죠. 오히려 상대방의 길을 변으로 꽉 막아버리는(Block!) 것이야말로 이 게임의 묘미입니다.
3. 승부를 가르는 점수 계산 및 승리 방법
모든 플레이어가 더 이상 블록을 내려놓을 수 없는 상태가 되면 게임이 종료되고, 점수 계산이 시작됩니다. 계산법도 아주 명확합니다.
- 기본 감점: 내 손에 남은 블록의 ‘정사각형 칸 수’를 세어 1칸당 1점씩 감점합니다. (가장 적게 남긴 사람이 유리하겠죠?)
- 보너스 점수 (+15점): 21개의 블록을 보드판에 모두 올려놓았다면 기본 보너스로 +15점을 받습니다.
- 퍼펙트 보너스 (+20점): 21개를 모두 올려놓았는데, 가장 마지막에 내려놓은 블록이 ‘정사각형 1개짜리 가장 작은 블록’이라면 5점을 더 받아 총 +20점이 됩니다!
남은 칸 수가 가장 적은, 즉 점수가 가장 높은 사람이 승리하는 깔끔한 방식입니다.
4. 어떻게 하면 더 유리할까?
규칙은 간단하지만, 알아두면 승률을 확 높여주는 몇 가지 전략들이 있습니다.
① 크고 복잡한 블록부터 먼저 놓으세요
게임 초반에는 보드판이 넓어 어떤 블록이든 자리를 찾기 쉽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빈칸이 좁아져 5칸·4칸짜리처럼 크고 모양이 복잡한 블록은 놓을 곳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크고 다루기 힘든 블록을 먼저 처리하고, 작고 활용도 높은 블록은 아껴두는 것이 좋습니다..
② 정사각형 1개짜리 블록은 최후의 순간까지 아껴두세요
1칸짜리 블록은 어떤 좁은 틈에도 쏙 들어가는 만능 조각입니다. 끝까지 손에 쥐고 있다가 정말 좁은 자리가 남았을 때 사용하면 한 수라도 더 이어갈 수 있고, 운이 좋으면 21개를 모두 놓으면서 이 블록을 마지막에 내려놓아 퍼펙트 보너스(+20점)까지 노려볼 수 있습니다.
③ ‘꼭짓점’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두세요
블로커스에서는 오직 내 블록의 꼭짓점을 통해서만 다음 블록을 이어 놓을 수 있습니다. 즉 꼭짓점의 개수가 곧 ‘다음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입니다. 블록을 놓을 때마다 “이렇게 놓으면 새로운 꼭짓점이 몇 개나 생길까?”를 아이와 함께 헤아려보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④ 상대방의 꼭짓점은 ‘변’으로 막아버리세요
앞서 말씀드렸듯, 상대방의 블록에는 변이 닿아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이 규칙을 거꾸로 이용해 상대가 뻗어나가려는 길목에 내 블록의 변을 딱 붙여놓으면, 상대는 그 방향으로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습니다. 게임 이름처럼 상대를 ‘블록(차단)’하는 손맛을 느껴보세요.
이 네 가지만 기억해도 보다 전략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 두뇌 발달 포인트!


게임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내 블록을 어떻게 놓아야 좁은 틈을 빠져나갈 수 있을지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블록을 돌려보고 뒤집어 봅니다.
이 과정은 초등 수학 교과과정에 나오는 ‘평면도형의 이동(밀기, 뒤집기, 돌리기)’을 교과서나 학습지가 아닌, 즐거운 시각적 놀이로 완벽하게 훈련하게 해줍니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쌓은 공간지각력은 훗날 평면도형과 입체도형, 좌표평면 같은 상위 수학 개념을 이해하는 튼튼한 밑거름이 되어줍니다.
5. 보드게임 속에 숨겨진 재미있는 수학 원리: 폴리오미노
블로커스는 ‘폴리오미노(Polyomino)’라는 수학 개념이 숨어있습니다.
폴리오미노는 크기가 같은 정사각형을 변끼리 이어 붙여 만든 다각형을 뜻합니다. 정사각형이 몇 개 모였느냐에 따라 이름도 달라지는데요,
- 1개: 모노미노(Monomino) — 1가지
- 2개: 도미노(Domino) — 1가지
- 3개: 트리오미노(Tromino) — 2가지
- 4개: 테트로미노(Tetromino) — 5가지 (게임 ‘테트리스’에 등장하는 바로 그 블록 모양들이에요!)
- 5개: 펜토미노(Pentomino) — 12가지

이 1개짜리부터 5개짜리까지의 폴리오미노를 모두 더하면 1 + 1 + 2 + 5 + 12 = 21개, 바로 블로커스 한 색깔당 조각 수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즉 블로커스는 ‘1칸부터 5칸까지 만들 수 있는 모든 폴리오미노를 하나씩 모아놓은 완벽한 세트’인 셈입니다.
6. 글을 마무리하며
규칙은 5분이면 배우지만, 아이와 함께해보니 생각보다 승리하기 위한 전략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땅따먹기처럼 나의 땅을 넓혀나가야하는데 상대방의 다음 수에 따라 내가 나아가려는 길이 막혀버릴 수도 있고, 상대가 영역을 넓히지 못하도록 막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또 도형을 어떻게 회전하여 놓느냐에 따라 남은 블록들을 놓을 수 있느냐 없느냐도 나뉘기 때문에 매 차례마다 깊이있는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무엇보다 승패와 상관없이 온 가족이 같은 판을 들여다보며 머리를 맞대는 시간 자체가 큰 선물이 되어줄 거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