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나눔 이야기
세 아이가 케이크를 나누어 먹기 위해 케이크를 똑같이 3등분으로 나눕니다.
케이크 한 조각은 세조각을 똑같이 나눈 것 중의 하나이니 $$ \frac{1}{3} = 0.333333…… $$ 입니다.
3분의 1은 소수점 아래 3이 무한하게 반복되는 소수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케이크 3조각을 모두 더했더니 0.999999……가 됩니다. 남은 0.000……0001은 어디 있을까요?
이 질문에 한 아이가 재치있게 대답을 합니다.
“케이크를 자른 칼에 묻어있어.”
0.9999999….가 계속되는 소수가 1과 크기가 같다는 것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직관적으로는 0.999…해서 계속 이어질 뿐이지 1은 절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순환소수와 무한소수
우리가 분수를 소수로 바꾸면 어떤 경우에는 소수가 “끝없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런데 이때 소수가 나타나는 방식에 따라 순환소수와 무한소수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순환소수
먼저 순환소수는 일정한 패턴이 반복되는 소수입니다.
예를 들어 $$ \frac{1}{3} = 0.333… $$ 은 소수점 아래 3이 계속 반복됩니다. 또 $$ \frac{1}{7} = 0.142857142857142857…$$ 처럼 142857이라는 6자리 숫자가 계속 반복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반복되는 주기가 있는 소수를 순환소수라고 부릅니다.
2) 무한소수
반대로 무한소수는 끝없이 이어지지만 규칙적인 반복이 없는 소수입니다. 대표적으로 원주율 π=3.141592653.. 같은 수가 그렇습니다. 자릿수가 아무리 이어져도 똑같은 패턴이 반복되지 않습니다. 이런 수는 보통 분수로 딱 떨어지게 표현할 수 없고, 그래서 특별한 성질을 가진다고 여겨집니다.
즉, 순환소수 = 분수로 나타낼 수 있는 수, 무한소수 = 분수로 나타낼 수 없는 수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수학에서는 전자를 유리수, 후자를 무리수라고 부릅니다.
0.9999 = 1에 대한 다양한 증명
0.99999….로 계속 반복되는 이 수는 순환소수이기 때문에 유리수입니다. 그런데 왜 이 수는 1이 되는 걸까요?
0.9999 = 1이 되는 이유를 쉽고 간단한 설명부터 조금 엄밀한 수학적 의미에서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1) (아주 쉬운 수식) 분수의 곱 이용하기
$$ \frac{1}{3} = 0.33333…. $$
$$ \frac{1}{3} \times 3 = 0.33333…. \times 3 $$
$$ 1 = 0.999999……. $$
2) 대수법 이용하기
$$ x = 0.999999999…..라고\, 하면 $$
$$ 10x = 9.99999999…… $$
$$ 10x – x = 9 $$
$$ 9x = 9 $$
$$ 따라서\, x = 1 = 0.999999….. $$
3) 분수의 덧셈 이용하기
$$ \frac{1}{11} = 0.090909090909….. $$
$$ \frac{10}{11} = 0.909090909090……$$
$$ \frac{1}{11} + \frac{10}{11} = 0.999999999999….$$
$$ \frac{11}{11} = 1 = 0.999999999999…… $$
4) 무한한 더하기를 이용한 계산 — 등비급수
$$ 0.9999….. = 0.9 + 0.09 + 0.009 ….. $$
$$ 공비\, r=\frac{1}{10}, \, 첫째항\, a=0.9 이므로 $$
$$ S = \frac{a}{1-r} = \frac{0.9}{1-\frac{1}{10}} = \frac{0.9}{0.9} = 1 $$
$$ 따라서\, 1 = 0.99999…… $$
5) 수열의 극한 사용
$$ 0.9 = 1 – 0.1, \, 0.99 = 1 – 0.01\, 입니다 $$
$$ S_n = 0.\underbrace{99\ldots 9}_{n\ \text{자리}}라고\, 하면 $$
$$ S_n = 1 – 10^{-n} $$
$$ 예) S_1 = 1-10^{-1} = 1- 0.1,\, S_2 = 1 – 10^{-2} = 1 – 0.01 $$
$$ n이\, 커질\, 수록\, 10^{-n} \to 0, \, 따라서\, S_n = 1$$
극한, 멀리서 가까이 다가가는 수학의 눈
수학에서 극한은 “점점 다가가는 것”을 말합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 우리가 어떤 숫자에 계속 가까이 다가가지만 그 숫자에 딱 닿지는 않는 경우를 떠올려보겠습니다.
1을 1보다 큰 수로 나누면 숫자는 점점 작아집니다.
$$ 1 \div 10 = 0.1 $$
$$ 1 \div 100 = 0.01 $$
$$ 1\div 1000 = 0.001 $$
$$ 1 \div 10000 = 0.0001 $$
$$ 1 \div 100000 = 0.00001 $$
이렇게 계속 나누면 숫자는 점점 작아지는데, 절대로 0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한히 큰 수로 계속 나누다 보면 숫자는 0에 가까워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극한”의 생각입니다.
$$ 1 \div \infty = 0 $$
무한히 많은 사람에게 피자를 나눠 준다고 생각해봅시다. 피자가 아무리 크더라도 사람 수가 무한하다면, 한 사람이 받는 조각은 점점 작아져서 결국 0에 가깝게 되지요. 실제로 0이 되진 않지만, 우리가 말하는 극한은 “결국 0에 가까워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극한은 수학에서 아주 중요한 도구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끝없이 반복되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고, 이 아이디어는 중학교 이후에 배우는 함수의 그래프, 미분, 적분 같은 더 큰 수학 개념을 만들어 내는 기초가 됩니다.
즉, 극한은 수학에서 무한히 다가가지만 닿지 않는 순간을 설명하는 방법이에요. 조금 어렵게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은 “끝없이 가까이 가는 느낌”을 다루는 것이지요. 그래서 극한은 수학을 더 넓고 깊게 보는 눈을 열어 주는 중요한 개념입니다.
마무리
여러 증명 방법에도 불구하고 뭔가 찝찝한 마음이 남을 수 있습니다. 직관적으로 보기에는 0.999…가 1보다 작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언뜻보기에는 절대 성립할 수 없을 것 같은
$$ 0.999…=1 $$
이 식은 무한을 체감할 수 없는 유한의 세계에서 보이는 착시와도 같습니다. ‘무한히 계속 된다.’는 개념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무한의 개념을 유한의 개념으로 적으려다보니 생기는 착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한의 세계에서는 우리의 직관과 위배되는 일들이 생기기도 합니다. 수학이 품은 신비로움을 찾아가는 여정에 즐거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