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를 굴리고, 나온 눈의 합을 계산해서 딱 맞는 숫자 타일을 찾아 닫습니다. 규칙만 보면 무척 단순해 보이지만, 막상 앉아서 해보면 머릿속에서 숫자를 쪼개고 합치는 순간이 끊이질 않습니다.
오늘 소개할 게임은 이름 그대로 타일 줄이 두 개(더블)이고, 그 줄을 닫아나가는(셔터) 연산 게임인 ‘더블셔터(Double Shutter)’입니다.

목차
1. 더블셔터는 어떤 게임일까요?
더블셔터는 보드게임 디자이너 티에리 드누알(Thierry Denoual)이 고안하여 2007년 블루오렌지 게임즈(Blue Orange Games)에서 내놓은 게임입니다. 오펜하임 토이 포트폴리오 어워드와 크리에이티브 차일드 어워드 등을 받으며 훌륭한 교육용 게임으로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이 게임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17세기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서 즐기던 전통 놀이 ‘셧 더 박스(Shut the Box)’가 있습니다. 한 줄로 늘어선 숫자 타일을 주사위 합으로 닫아가던 이 오래된 놀이에, 드누알은 타일 줄을 하나 더 얹고 ‘앞줄을 닫아야 뒷줄을 닫을 수 있다’는 규칙을 더해 더블셔터로 새롭게 탄생시켰습니다.

300년전에 하던 놀이가 시대에 맞춰 형태를 바꿔가며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남은 셈입니다.
2. 게임방법
게임 준비
준비물은 무척 단출합니다.
1부터 9까지 숫자가 적힌 타일이 앞열과 뒷열, 두 줄로 나란히 놓인 게임판 하나와 주사위 두 개가 전부입니다. 모든 타일을 열어(세워) 둔 채로 시작하면 준비는 끝납니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규칙 하나만 미리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바로 ‘뒷열 타일은 그 바로 앞에 있는 앞열 타일이 먼저 닫혀야만 닫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게임 진행 방법
자신의 차례가 오면 주사위 2개를 굴리고 눈의 합을 구합니다.
만약 1와 4가 나왔다면 합은 5가 됩니다. 이제 이 합계와 같은 숫자 조합의 타일을 골라 닫으면 됩니다. 합이 5라면 숫자 5 타일 하나를 닫아도 되고, 더해서 5가 되는 조합, 즉 1과 4 혹은 2와 3 타일을 함께 닫아도 좋습니다.

똑같은 5라도 어떻게 가르느냐에 따라 닫을 수 있는 타일이 달라지기 때문에 어떤 수를 조합하여 닫을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아이들은 “5는 1과 4로도, 2와 3으로도 나눌 수 있구나”라는 사실을 딱딱한 연산 문제집이 아니라 손으로 직접 만지며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됩니다.
타일을 닫았다면 다시 주사위를 굴려 남은 숫자를 계속 닫아나갑니다. 만약 남은 수가 6보다 작다면 주사위를 한 개만 사용해서 게임을 진행합니다. 나온 주사위의 합에 맞는 타일 조합을 도저히 만들 수 없다면 차례가 끝나고, 다음 사람에게 순서가 넘어갑니다.
모든 타일을 닫아라! 슈퍼 박스(Super Box)!
물론 가장 좋은 결과는 앞열과 뒷열 타일을 전부 닫아버리는 것입니다.
모든 숫자 타일을 닫는 것을 ‘슈퍼 박스‘라고 합니다.
그러면 남는 점수가 0점이 되어, 사실상 그 판의 최고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혼자서 게임을 할 때에는 슈퍼박스를 목표로 도전을 해봐도 좋습니다.
점수 계산은 게임 인원이나 상황에 따라 조정해가시면서 즐기실 수 있습니다.
게임을 여러 라운드 반복하여 승패를 결정하고 싶다면 라운드별로 승자에게 포인트를 누적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라운드 승자에게는 1점을 부여하고, 만약 그 라운드에서 슈퍼박스를 달성했다면 2포인트를 얻습니다.
3. 이 게임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들
① 수의 가르기와 모으기
더블셔터의 중심에는 ‘수의 가르기와 모으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만약 주사위 합이 9라면 9, 8+1, 7+2, 6+3, 5+4, 5+3+1 등 다양한 조합을 떠올려야 합니다.
하나의 합을 여러 조합으로 쪼개보고, 반대로 흩어진 숫자들을 모아 합을 만들어보는 경험을 게임 안에서 끊임없이 반복하게 됩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 아이들이나 연산 연습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추천합니다. 초등학교 수학에서 가장 먼저 다지는 수 감각이 바로 이 가르기와 모으기인데, 연산 문제집 대신 주사위와 타일로 즐겁게 익힌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② 확률에 대한 감각 기르기
또한, 판을 여러 번 돌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확률에 대한 감각도 익힐 수 있습니다. 주사위를 던지다 보면 두 주사위의 합 중 7이 가장 자주 등장하고, 2와 12는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게임을 반복하다 보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확률적 감각을 익힐 수 있습니다.
왜 주사위 두 개를 던졌을 때 7이 가장 많이 나올까? 하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눠봐도 좋습니다.
4. 집에서도 간단히 즐길 수 있는 활동지
게임은 하고 싶지만 더블셔터의 구매가 망설여지거나 더 간단하게 게임을 경험해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더블셔터의 게임 규칙을 활용한 활동지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수 타일을 내리는 손맛은 다소 부족하겠지만 집이나 학교에서 간단하게 수의 가르기와 모으기를 연습해 볼 수 있습니다.

5. 마치며
이 게임은 덧셈을 막 시작한 나이, 대략 초등학교 저학년 친구들이라면 규칙을 이해하는 데 큰 무리가 없습니다. 한창 수에 대한 감각을 잡아가는 시기라 오히려 이맘때 함께 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다만 뒷열 규칙까지 고려하려면 약간의 전략적 사고가 필요한 만큼, 처음 몇 판은 “지금은 어떤 숫자 조합을 닫는 게 나중에 더 유리할까?”라며 옆에서 함께 고민해 주시는 편이 좋습니다.
더블셔터는 화려한 구성물이나 복잡한 규칙이 없지만 주사위의 눈금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곤합니다. 또 운이 좋아 슈퍼박스를 만든다면 아이가 정말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거에요.


